[현장 카메라]3년 만에 풀린 해변…무법의 밤도 돌아왔다

2022-07-03 1



[앵커]
무덥다 하기 시작하면 떠오르는 곳이 바로 해변이지요.

3년 만에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해수욕장에서도 이제는 노마스크, 간단한 방역수칙만 지키면 되는데요.

오랜만에 이런 여름 풍경을 되찾았지만 밤이 되면 무법천지로 돌아가는 모습도 그대롭니다.

해가 저문 부산, 광안리를 찾아갔습니다.

현장 카메라 김태영 기자입니다.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처음 맞는 여름 휴가철입니다.

많은 피서지 중에 빠질 수 없는 곳, 바로 부산 해수욕장인데요.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까 크고 작은 일들이 끊이질 않는다고 합니다.

휴가철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해가 지고 해변은 화려한 조명으로 물듭니다.

깜깜한 하늘 아래 폭죽놀이가 시작됩니다.

해수욕장에서 폭죽을 쏘는 건 불법 적발되면 과태료 5만 원이 부과됩니다

하지만 불법인 걸 아는 경우는 드뭅니다.

[관광객]
(폭죽 안 된다. 안내받으셨나요?) 아니요. 안내는 따로 안 받았어요.

취재진도 근처에서 폭죽을 사봤습니다.

[폭죽 판매상인]
"(폭죽 쏴도 돼요?) 네."

단속만 피하면 된다고 부추깁니다.

[폭죽 판매상인]
"사람들 나와서 단속하면 쏘면 안 되고."

안전은 뒷전입니다.

폭죽 불꽃이 사람 바로 앞에서 터지는 아찔한 순간도 포착됩니다.

지금이 새벽 2신데요.

해변가에서 폭죽놀이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자체는 알면서도 단속에 손을 못대고 있습니다.

[지자체 관계자]
"판매는 해도 되는데 터뜨리는 건 안 돼요.해수부에 요청을 했어요. 둘 중에 하나를 시정 안 하면 문제가 있지 않느냐."

다른 곳에서도 무질서는 이어집니다.

웃통을 벗고 바다에 뛰어드는가 하면, 목줄을 안 한 반려견이 뛰어다니고 먹다만 컵라면이 백사장에 엎어져 있습니다.

관리요원이 말리면 화를 내고 시비를 거니 말 거는 것 조차 곤욕입니다.

[전병호 / 수변공원관리 조장]
"말을 하고 싶어도 못 해요. 솔직히 나이로는 자식뻘밖에 안 되는데 달려들면 어쩔 겁니까."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습니다.

관할 지구대의 야간 순찰.

취재진이 동행한지 얼마 안돼 신고가 들어옵니다.

[현장음]
"(불법) 주차한 것 같아요. (인도에요?) 예."

밤이 깊어지자 도로를 막고 난동을 부리는 남성이 있다는 신고가 동시에 6건이 접수됩니다.

가보니 승용차가 도로 한가운데 서 있고 남성이 차 밖에 나와 있습니다.

막은 이유를 묻자 엉뚱한 답을 합니다.

[난동 부린 남성]
"(음주 차량) 내가 막았어요. 길을 틀어막고, 트렁크에서 우산을 꺼냈죠."

정작 음주운전 차는 없었고 난동을 막기 위해 순찰차 네 대가 동원됐습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엔 이 지구대에만 하루 100건 넘는 신고가 쏟아집니다.

[이재철 / 해운대 경찰서 우동지구대장]
"음주로 인한 폭력이나 음주 소란, 성 관련 범죄가 다수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마스크 없는 피서를 즐기게 된 올 여름.

재미있고 안전한 휴가를 위해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현장카메라 김태영입니다.

영상취재:박영래
영상편집:강 민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